안녕하세요 마들렌 여러분! 2주만에 인사 드립니다! 그간 별일 없이 다들 잘 지내셨나요? 2주간의 저의 근황은 드디어 감기에서 해방 되었습니다!!
진짜 어찌나 독한 감기었는지 한달 가까이 약을 먹은 것 같아요. 어떤 뉴스를 보니 6년만에 여름 감기 환자 최대라며 여름 감기가 많이 유행한다고 하더라구요. 코로나 역시 재유행이니 여러분들은 꼭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올 초부터 준비해 오던 책의 초고를 드디어 완성 했습니다! 사실 아직 15꼭지 정도를 더 써야 하긴 하지만 편집자에게 보낸 초고가 좋은 평을 받아서 아주아주 기분이 좋네요😆😆 곧 서점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여러분 요즘 어떤 향수 쓰고 계세요? 제가 정말 너무 바빠서 시향 투어도 못하고 있긴 한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와, 혁신이다!' 하는 향수를 만난게 언제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느낌, 새로운 향조, 새로운 스타일의 향수가 출시되는 것 보다 많은 인기를 얻은 베스트 셀러와 유사한 느낌의 향수들이 훨씬 더 많이 출시 된다고 느꼈어요. 물론, 예전에도 어디선가 얘기했던 것 처럼 이해는 갑니다. 글로벌하게 베스트 셀러인 제품과 유사한 느낌이면 적어도 판매량은 어느정도 확보가 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회사의 입장에선 매출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이해는 참 가는데. 가는데.. 가는데 말이죠...... 🙄
잘 모르겠네요. 향수는 참 즐겁고 재미있는데 동시에 요즘은 새로운 재미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는게 생각보다 어렵네요. 그래서 오늘의 센트레터 주제는 바로 'BACK TO BASIC' 입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죠. 클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완성도 높은 향기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향수들을 준비 했습니다. 😎
베르사체 - 오 프레쉬 EDT
요즘 저의 잠뿌이기도 한 베르사체의 오 프레시 EDT입니다. 2006년에 출시된 시트러스 노트가 메인인 향수죠. 조향사는 올리비에 크레스프(Olivier Cresp)입니다. 남성향수로 출시 되긴 했지만, 시트러스 노트를 좋아하신다면 저는 성별에 상관 없이 사용하기 정말 좋은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시트러스의 싱그러움이 기분 좋은 정도의 '각'을 갖고 있어서 아주 좋은 향수라고 생각해요. 보통 레몬이나 자몽 등의 시트러스 노트가 메인 향일 땐 시트러스 과일 특유의 날카로움이 느껴질 수 있는데 오 프레시는 시트러스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날카로움이 과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무른 느낌도 아닙니다. 그래서 참 좋다고 느끼는 향수 중 하나입니다. 늘 얘기하는 '밸런스'가 참 잘 잡힌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돌체 앤 가바나 - 라이트 블루 EDT
이 향수를 빼 놓을 수가 없죠. 2001년에 출시된 돌체 앤 가바나의 라이트 블루 EDT입니다. 공교롭게도 베르사체의 오 프레시를 조향한 올리비에 크레스프(Olivier Cresp)가 조향사입니다. 제 세대(?)이신 분들 중에서 라이트 블루를 안 써본 보신 분들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여름 향수의 정석 오브 정석인 향수죠. 역시 시트러스의 뉘앙스가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지만, 우디 노트가 부드럽게 더해지면서 오 프레시 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을 갖는 향수입니다. 반대로 이 아이는 여성 향수로 출시 되었지만 여성 못지 않게 남성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지금도 많이 받는 향수 중 하나죠. 혹시라도 모두가 사용하는 너무나도 유명한 향수라 시향도 해보지 않으셨다면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리지널'의 묘미를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겐조 - 플라워 바이 겐조 EDP
21세기에 출시된 향수들 중에서 가장 히트 친 파우더리 플로럴 노트의 향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0년에 출시된 겐조의 플라워 바이 겐조는 겐조에서 추구하는 여성 향수의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향수가 아닌가 싶어요.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겐조의 효자 상품입니다. 조향사는 알베르토 모리야스(Alberto Morillas)입니다. 수 많은 시리즈가 알려주는 것 처럼 정말 많은 인기를 얻은 향수입니다. (아직도 제 친구들은 자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꼭 하나씩은 갖고 있더라구요.) 부드럽고 파우더리한 꽃향기가 무더운 여름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더위가 조금씩 물러나고 선선함이 기껍게 느껴질 때 사용해 보세요. 부드러운 포근함이 얼마나 매력적인 향인지 알게 되실거에요.
샤넬 - NO.5 EDP
그야말로 클래식이죠. 클래식 오브 클래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21년 처음 출시되어 작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은 샤넬의 NO.5는 조향사 어네스트 보(Ernest Beaux)의 작품입니다.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를 모두 달고 있는 향수입니다. 사실 지금 여러분이 만나는 샤넬의 No.5는 100년 전에 만들어진 '그 향수' 그대로가 아닙니다. 100년 동안 과학이 발전하며 첨가된 향료 중 사용이 금지된 향료도 있고, 더 좋게 정제된 향료도 있기 때문에 포뮬러는 100년 전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센트레터에서 소개 해 드리는 샤넬의 No.5는 1986년에 리포뮬레이팅 되어 출시 된 조향사 쟈크 뽈쥬(Jacques Polge)의 작품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만나고 있는 바로 그 향기죠.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No.5가 알데하이드를 사용한 최초의 향수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수식어가 달린 것은 이취로 느껴지던 알데하이드를 기분 좋고 매력적인 향기로 만든 최초의 향수이기 때문에 알데하이드 플로럴 노트를 얘기할 때 최초의 향수로 거론되죠. (제 취향은 아니지만 혁신적이기도 하고, 잘 만든 향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올 - 쟈도르 EDP
1999년에 출시된 디올의 쟈도르 EDP입니다. 조향사는 칼리스 베커(Calice Becker)입니다. 대학생 때 부터 저의 화장대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 향수입니다. 완벽하게 저의 취향에 부합하는 향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참 매력적인 향수입니다. 과일의 사랑스러움과 플로럴 노트의 우아함이 더해져서 사랑스럽고 성숙한 향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향수입니다. 저는 쟈도르 향기의 매력을 더 심층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이 병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광고 모델인 샤를리즈 테론도 인간 쟈도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죠. 향기와 향수 병, 그리고 광고 모델의 3박자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시스 커정이 디올 프래그런스의 디렉터가 되었죠. 커정이 조향한 디올 향수가 곧 출시 된다고 합니다. 커정이 디올의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 되네요.
엘리자베스 아덴 - 그린티 EDT
이 향수를 빼 놓으면 정말 섭섭하죠. 엘리자베스 아덴의 그린티 EDT입니다. 1999년에 출시되었고 조향사는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입니다. 온라인에서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가품도 많기 때문에 이 향수를 정말 하찮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린티의 그린감을 시트러스의 싱그러움과 함께 정말정말 잘 표현한 향수입니다. 그린티 출시 이후 정말 비슷한 느낌의 향수들이 많이 출시 됐지만 오리지널을 따라잡을 수는 없죠. 물론 가벼운 향조와 짧은 지속력 때문에 불만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향 그 자체로 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짧은 지속력도, 가벼운 향조도 모두 조향사의 의도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향을 즐겁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BASIC' 향수는 어떤 향수가 있나요? 물론 이 향수들 말고도 생각나는 아이들을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추리느라 고민을 좀 오래 했네요. 페라리의 라이트 에센스도 생각했고, 존 바바토스의 아티산도 생각했는데 비교적 최근(?)의 아이들이라 일단 넣어 뒀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BASIC 향수도 알려주세요!
입추도 지나서 무더위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제발) 다들 건강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센트레터는 9월의 시작과 함께 도착하겠네요. 2주 뒤에 만나요!😍
<센트레터>는 니치 퍼퓸 하우스 센트위키의 조향사 김혜은이 다양한 향기를 전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때론 충동적으로, 때론 무척 고민해서 산 향수 리뷰, 마들렌 여러분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T.P.O 에 맞는 개인별 맞춤 향수 추천, 향수 트렌드, 글로벌 향수 소식 등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아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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